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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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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을 걸으며문화여행기행 2023. 4. 27. 14:53
태어나고 자라며 익숙한 건 소나무였다. 소풍을 가도 송림이고 동해로 놀이를 가도 솔숲이었다. 나고 자란 곳의 기후 조건탓에 대나무숲은 머릿속에 없었던 셈이다. 하긴, 이 땅의 산 어디를 올라도 소나무가 주인이요 애국가에도 남산 위의 소나무 아닌가. 그러니 소나무숲만 숲인 줄 알았다고 한심하다 여기지는 마시길. 죽녹원.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그 푸른 기운의 빽빽함에 그만 말문이 막혔다. 기가 눌려 말없이 걷는데 제법 드센 바람이 불어오니 숲이 내는 아우성은 실로 가슴을 서늘하게 했다. ‘장대비가 내리고 댓잎이 받는 소리까지 더하면 아예 신비롭지.' 일행의 말에 숲의 아우성을 들으며, 댓잎의 화음을 상상하며 걷는 동안 평소에는 하지 않던 진중한 사념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솔숲에 둘러싸인 절을 찾아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