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나주여행 2, 기억하고 지켜야할 것들, 나주읍성
    문화여행기행 2023. 3. 1. 08:43
    반응형

    이번 나주 여행의 주목적은 나주평야를 눈에 담기 위함이었지만, 구석구석 나주를 돌아보는 동안 곳곳에 아직 잠들지 않은 아픈 역사가 서려 있음을 깨달았고, 선조의 값진 희생에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졌다. 고려 현종이 거란군 침입 시 몽진한 일, 나주괘서사건, 임진왜란 때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킨 김천일 의병장 출병식, 단발령 의거, 동학농민혁명 등 나주에는 우리가기억해야 할 역사가 고샅마다 조용히, 그리고 무겁게 자리하고 있었다.


    나주읍성권의 한가운데 자리한 금성관은 이곳을 중심으로 주요 관광지가 자리해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나주 여행을 시작한다. 조선 시대 객사였던 금성관은 고려와 조선 시대 지방 관청건물로 임진왜란 때 김천일 의병장이 의병을 모아 출병식을 열었으며, 일본인이 명성황후를 시해했을 때도 이곳에서 명성황후의 관을 모셔 항일 정신을 드높이기도 했다. 또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는 이곳 앞에 시민이 모여 주먹밥과 음료를 나눠주기도 했다고 한다. 


    무심코 둘러봤을 때는 여러 문화재 중 하나려니 했는데, 명성황후 때부터 광주민주화운동까지 거쳐온역사적 장소임을 알게 되자 한 번 더 돌아보게 됐다.

     


    금성관을 나와 금세 닿는 목사내아 금학헌은 나주에 부임한 목사가 가족과 함께 머무르던 관사다. 현재는 2인~4인실까지 숙박 체험을 운영하고 있어 한옥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접할수 있는 장소로 인기다. 목사내아 금학헌을 나와 서쪽으로 몇걸음 가면 나오는 서성문은 조선 시대 나주읍성 4대 성문 중하나로, 동학농민운동 때 동학군과 관군이 서로 대치 채 싸운 슬픈 현장이다.

     

    당시 목사와 향리, 관군이 동학군과 싸워 읍성을 지켰지만, 이후 일본인에 의해 파괴됐고, 2014년에 이르러복원 작업을 거쳐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재현됐다.


    이제 산책에 나설 차례다. 나주읍성의 ‘고샅’길은 8km 정도에 달하는 길로, 찬찬히 걸으면서 곳곳에 깃든 역사를 더듬어보기에 좋다. 고샅길을 걷는 동안에는 운 좋게도 나주에서 태어나60년 넘게 살아온 이곳의 산증인이자 문화해설가인 양순용 씨를 만나 길 곳곳에 스며 있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양순용 문화해설가를 만나기 전에는 무심코 지나쳤을, 마을에 남아 있는 돌담길과 흙기와가 400년도 더 된 것이었음을 알게 됐고, 어떤 곳은 소중한 문화유산이 보존되지 못한 채 무너지고 사라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역민이, 해당 자치단체 직원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살폈더라면 오늘날 후손이 이곳을 지날 때마다 소중한 역사를 기릴 수 있었을 텐데. 이제라도 애쓰고 공들여 보존 하려는 현장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이다 싶었다.

    반응형

    댓글

copyright by 인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