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여행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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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여행, 남원의 봄으로 떠나보자, 광한루, 남원국악전시관문화여행기행 2023. 3. 23. 07:24
자연이 주는 선물 문득 어린 시절 맛본 남원산 고로쇠 물이 생각났다. 고로쇠 물을 마시면 뼈가 튼튼해진다는 어머니 말씀에 의심 반, 호기심반 마음으로 물을 한 사발 들이켰다. 약간 달큼하면서 밍밍한 맛에 썩 반기지는 않았어도 곧잘 받아 마신 기억이 난다. 요즘 은 챙겨주는 이 따로 없어 고로쇠 물을 맛본 지 꽤 오랜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맘때였다. 봄기운이 돌지만 차가운 기운이 다 가시지 않은 무렵, 더운 곳에 오래 두고 마시면 상한다고 해서 ‘물도 상하는구나’ 생각했다. 검색해보니 2월부터 이미 고로쇠 나무 수액 채취가 시작됐다고 해서 의심 없이 남원으로 향했다. 물 맑기로 유명한 지리산 뱀사골 계곡 인근에서 나는 고로쇠 물이 워낙 질 좋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뱀사골 계곡을 끼고 가다 보면 판매장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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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증평 여행, 김소월 시인을 찾아서, 경암문학예술기념관문화여행기행 2023. 3. 19. 09:00
진달래꽃 너머 김소월 시인을 찾아서 증평에 시인 김소월을 기념하는 문학관이 문을 열었다고 했을 때, 그리고 그것이 한반도 남쪽에 지은 최초의 ‘김소월의 문학 관’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증평이 충청의 남쪽이었나, 북쪽이었나?’ 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 든 생각은 ‘어 라? 우리나라에 김소월의 문학관이 없었나?’ 하는 것이었다. 처 음의 생각은 청주와 오산까지는 자주 들어 알면서도 그 인근에 자리한 증평군까지는 미처 살피지 못한 탓이었고, 두 번째 생각 은 그의 시 ‘진달래꽃’을 당연히 아는 것처럼 단지 지금까지 찾 아가지 않았을 뿐 그를 기념하는 곳이 이 땅 어딘가에 당연히 있을 거라고 여긴 탓이었다. 주말 내내 오락가락하던 비가 그치고 난 뒤 도착한 증평은 청 명한 가을 하늘을 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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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문학관, 김용택시인 섬진강 학교문화여행기행 2023. 3. 18. 09:00
기형도 문학관 기형도 시인이 어릴 적부터 살아온 경기도 광명시에 2017년 11 월 기형도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상설 전시실은 어릴 때부터 죽 기 전까지 세상에 남긴 시인의 흔적을 되짚어볼 수 있는 공간 이다. 70여 명 되는 반에서도 1등을 줄곧 놓치지 않던 학급 성 적표부터 1983년 받은 연세문화상 윤동주문학상 당선 상패와 시, 산문, 소설에 이르는 여러 육필 원고도 볼 수 있다. 시를 입 체적 영상으로 표현한 안개의 강이라는 공간은 시인이 썼던 시 ‘안개’의 “아침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는 부분을 떠올리게 한다. 기형도문학관은 누구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문학창작교실 기형도시인학교에서는 11 월 3일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좋은 시를 읽고, 곁에 머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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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여행, 팔공산 갓바위, 반곡지문화여행기행 2023. 3. 14. 07:57
경산은 여행의 종착지라기보다는 경유지에 가깝다. 대구와 경주라는 경상권 대표 여행지 사이에 있어 여행객이라면 무심코스쳐 지날 법하다. 반대로 인근 대도시에서는 쉼을 찾아, 이야기를 따라 나들이객이 경산으로 넘어온다. 번잡한 일상에서 동 떨어진 곳으로 경산을 선택한다.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의 고즈넉한 민속원, 야경이 아름다운 남매지까지 가볍게 쉼표 찍기 좋은 곳이다. 조용하면서도 충만한 명소로는 반곡지가 꼽힌다. 사진가 사이에서 특히 이름난 저수지다. 책 펴듯 두 손바닥을 펼쳐 눈앞 대면 물 고인 데가 다 가려질 만큼 아담하다. 보통 걸음으로 한 바퀴 도는 데 10분이나 걸릴까. 하지만 꽃분홍빛 도화가 바짓 가랑이를 붙잡고, 억새와 들풀이 시선을 붙드는 통에 발걸음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사진가의 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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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여행 2, 기억하고 지켜야할 것들, 나주읍성문화여행기행 2023. 3. 1. 08:43
이번 나주 여행의 주목적은 나주평야를 눈에 담기 위함이었지만, 구석구석 나주를 돌아보는 동안 곳곳에 아직 잠들지 않은 아픈 역사가 서려 있음을 깨달았고, 선조의 값진 희생에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졌다. 고려 현종이 거란군 침입 시 몽진한 일, 나주괘서사건, 임진왜란 때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킨 김천일 의병장 출병식, 단발령 의거, 동학농민혁명 등 나주에는 우리가기억해야 할 역사가 고샅마다 조용히, 그리고 무겁게 자리하고 있었다. 나주읍성권의 한가운데 자리한 금성관은 이곳을 중심으로 주요 관광지가 자리해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나주 여행을 시작한다. 조선 시대 객사였던 금성관은 고려와 조선 시대 지방 관청건물로 임진왜란 때 김천일 의병장이 의병을 모아 출병식을 열었으며, 일본인이 명성황후를 시해했을 때도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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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여행, 완주 아원고택, 소양고택문화여행기행 2023. 2. 28. 08:20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오성마을은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뻗어오다 멈춰 선 끝자락, 종남산(終南山)에 자리한다. 하루에 읍내를 오가는 마을버스가 5대뿐일 만큼 외진 시골 마을에 요즘 부쩍 외지인의 발길이 잦다. 아원고택을 보기 위해서다. ‘우리들의 정원’이라는 뜻을 품은 아원(我園)고택은 경남 진주의 250년 된 한옥을 그대로 옮겨와 총 12년에 걸쳐 터를 닦아 조성한 곳이다. 광고도 하지 않고 그저 지역 문화 예술인의 아지트로 사랑받다 한옥스테이로 손님을 받기 시작한 지는 채 2년이 되지 않았다. 그만큼 아는 사람만 알음알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비밀스러운 공간이었다. 차에서 내려 가장 먼저 마주친 건물은 회백색의 커다란 콘크리트 건물이다. 입구를 종잡을 수 없어 한참을 두리번대다 ‘아원 Gallery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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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의 땅 나주 1.문화여행기행 2023. 2. 27. 07:38
나주에 간다고 하자 여럿이 의아해한다. ‘거기에 뭐가 있는데?’ 잠깐 고민하다가 역시 음식으로 설명하는 게 제일이겠다 싶어 ‘나주곰탕이 있지!’ 하고 답했다. 하지만 짧고도 알찬 1박 2일간의 나주여행을 다녀와서는 곰탕 대신 옹골지게 답할 수 있는 것이 생겼다. 지천에 금가루를 흩뿌린 듯 반짝이는 황금빛 보리밭의 나주평야와 아직 잠들지 않은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노라고. 전라도 하면 보통 전주나 광주를 떠올리지만, 전라도의 지명이 전주와 나주를 합쳐 지었을 정도로 나주는 호남의 중심지였다. 고려를 세우고 후삼국을 통일한 태조 왕건은 당시 금성군이었던 나주를 중심으로 자신의 세력 기반을 만들었고, 금성군에서 주(州)로 승격시켜 나주로 개칭했다. 후에는 나주목이라고 해 지방 중심지인 8목 중 하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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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지수 1위 나라 부탄문화여행기행 2023. 2. 26. 09:31
부탄(공식 국가명은 부탄왕국)은 히말라야산맥 동쪽, 티베트와 인도의 틈바구니에 있는 인구 8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은둔의 왕국이다. 2008년 개헌을 통해 국왕이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으며 입헌군주제를 도입했으나 여전히 국민은 국왕을 신임하고 존경 한다. 부탄의 지역 대부분은 해발 2,000m가 넘는 곳에 자리한다. 세속과 거리를 둔 삶이 오랜 기간 지속된 탓에 자연스레 물질적 풍요와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국민은 일상 속에서 만족과 행복을 느낀다. 세속적 잣대로 재단할 수 없는 이유가 분명있을 터. 부탄은 불교를 신봉하는 나라다. 국민의 80%가 대승불교 신자로, 인도에서 7세기경 발달한 대승불교의 한 분파인 탄트라 불교를 믿는다. 그 때문에 부탄 여행 중 가장 많이 접하는 이름 역시 부탄에 탄트라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