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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여행 2, 기억하고 지켜야할 것들, 나주읍성문화여행기행 2023. 3. 1. 08:43
이번 나주 여행의 주목적은 나주평야를 눈에 담기 위함이었지만, 구석구석 나주를 돌아보는 동안 곳곳에 아직 잠들지 않은 아픈 역사가 서려 있음을 깨달았고, 선조의 값진 희생에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졌다. 고려 현종이 거란군 침입 시 몽진한 일, 나주괘서사건, 임진왜란 때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킨 김천일 의병장 출병식, 단발령 의거, 동학농민혁명 등 나주에는 우리가기억해야 할 역사가 고샅마다 조용히, 그리고 무겁게 자리하고 있었다. 나주읍성권의 한가운데 자리한 금성관은 이곳을 중심으로 주요 관광지가 자리해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나주 여행을 시작한다. 조선 시대 객사였던 금성관은 고려와 조선 시대 지방 관청건물로 임진왜란 때 김천일 의병장이 의병을 모아 출병식을 열었으며, 일본인이 명성황후를 시해했을 때도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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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여행, 완주 아원고택, 소양고택문화여행기행 2023. 2. 28. 08:20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오성마을은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뻗어오다 멈춰 선 끝자락, 종남산(終南山)에 자리한다. 하루에 읍내를 오가는 마을버스가 5대뿐일 만큼 외진 시골 마을에 요즘 부쩍 외지인의 발길이 잦다. 아원고택을 보기 위해서다. ‘우리들의 정원’이라는 뜻을 품은 아원(我園)고택은 경남 진주의 250년 된 한옥을 그대로 옮겨와 총 12년에 걸쳐 터를 닦아 조성한 곳이다. 광고도 하지 않고 그저 지역 문화 예술인의 아지트로 사랑받다 한옥스테이로 손님을 받기 시작한 지는 채 2년이 되지 않았다. 그만큼 아는 사람만 알음알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비밀스러운 공간이었다. 차에서 내려 가장 먼저 마주친 건물은 회백색의 커다란 콘크리트 건물이다. 입구를 종잡을 수 없어 한참을 두리번대다 ‘아원 Gallery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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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의 땅 나주 1.문화여행기행 2023. 2. 27. 07:38
나주에 간다고 하자 여럿이 의아해한다. ‘거기에 뭐가 있는데?’ 잠깐 고민하다가 역시 음식으로 설명하는 게 제일이겠다 싶어 ‘나주곰탕이 있지!’ 하고 답했다. 하지만 짧고도 알찬 1박 2일간의 나주여행을 다녀와서는 곰탕 대신 옹골지게 답할 수 있는 것이 생겼다. 지천에 금가루를 흩뿌린 듯 반짝이는 황금빛 보리밭의 나주평야와 아직 잠들지 않은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노라고. 전라도 하면 보통 전주나 광주를 떠올리지만, 전라도의 지명이 전주와 나주를 합쳐 지었을 정도로 나주는 호남의 중심지였다. 고려를 세우고 후삼국을 통일한 태조 왕건은 당시 금성군이었던 나주를 중심으로 자신의 세력 기반을 만들었고, 금성군에서 주(州)로 승격시켜 나주로 개칭했다. 후에는 나주목이라고 해 지방 중심지인 8목 중 하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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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지수 1위 나라 부탄문화여행기행 2023. 2. 26. 09:31
부탄(공식 국가명은 부탄왕국)은 히말라야산맥 동쪽, 티베트와 인도의 틈바구니에 있는 인구 8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은둔의 왕국이다. 2008년 개헌을 통해 국왕이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으며 입헌군주제를 도입했으나 여전히 국민은 국왕을 신임하고 존경 한다. 부탄의 지역 대부분은 해발 2,000m가 넘는 곳에 자리한다. 세속과 거리를 둔 삶이 오랜 기간 지속된 탓에 자연스레 물질적 풍요와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국민은 일상 속에서 만족과 행복을 느낀다. 세속적 잣대로 재단할 수 없는 이유가 분명있을 터. 부탄은 불교를 신봉하는 나라다. 국민의 80%가 대승불교 신자로, 인도에서 7세기경 발달한 대승불교의 한 분파인 탄트라 불교를 믿는다. 그 때문에 부탄 여행 중 가장 많이 접하는 이름 역시 부탄에 탄트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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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근대공원의 역사한국의문화역사 2023. 2. 8. 08:07
1920년대 후반 군산부청 신축과 더불어 도시가 명산동까지 확장되면서 군산의 중심지는 영화동에서 월명동으로 이동했다. 1902년 월명산 남쪽 능선에 훗날 군산신사의 말사(末寺)역할을 했던 금도비라사가 축조되었고 1915년에는 월명산, 오른쪽 능선, 군산서초등학교 후면 구릉에 군산신사가 들어섰다. 지금은 이어진 능선 전체를 월명산이라 부르지만 이 때까지만 군산신사 권역은 대사산(大師山)이었고, 1914년에 군산 조계(租界)가 폐지된 이후 신사일대는 '군산공원'이라고 불렸다. 월명산에는 군산신사 외에도 다양한 기념비와 근대 일본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물들이 들어섰다. 1902년에는 상수원 역할을 하는 군산수원지(현재 월명호수)를 조성한 후 제방에 벚나무를 식재했다. 1926년에는 월명산 정상에 '慈雨惠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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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 귀하던 그 시절한국의문화역사 2022. 12. 2. 14:49
빠다(버터)’ 반 숟가락, 날달걀 한 개에 ‘소유 간장(양조간장)’으로 비빈 밥 한 그릇을 끼니 삼은 날들이 있었다. 달걀이 벗으면 마른 멸치를 간장이나 고추장에 찍어 반찬으로 삼았다. 그래도 밥은 언제나 따뜻하고 하얀 쌀밥이었다. 학교에 까만 꽁보리밥을 도시락으로 싸 오는 학생이 절반을 넘던 50년 전쯤의 가난을 썰 풀면 여차 꼰대의 궁상이 되기 십상이라 ‘하얀 쌀밥’으로 분칠했지만 허풍은 아니다. 이민진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OTT 드라마 에서 일본으로 떠나는 딸 선자를 위해 우리 땅 쌀 맛이라도 보여주고 싶다며 두 홉을 간청하는 엄마, 그에 공감해 일본 관리가 감독해 아무렇게나 팔 수 없는 쌀을한 홉 더 얹어 은밀히 내주는 양곡상의 마음을 보며 맥없이 눈물을 흘렸다. 말했지만 하얀 쌀밥으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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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구진포 장어거리를 걷다한국의문화역사 2022. 3. 13. 14:24
아버지도 어부였고 형님도 어부였다. 살아계셨다면 105세가 됐을 아버지 편무경씨는 1950년대 부터 영산강에서 배를 탔다. 그는 당시 어부들 사이에서 왕초로 통했다. 편성식 씨(68)는 스물다섯 무렵부터 아버지를 따라 고기를 낚기 시작한 뒤 평생 밭 한뙈기 없이 강 위에서만 살았다. 지금은 나주 구진포에서 장어 식당을 운영하는 어부이다. 구진포 나루터에는 늘 고깃배 서너 척이 정박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편 씨의 것이다. 허가밭은 어부가 목포에서 영산포까지 100여 명, 죽산보 위로만 35명 가량 있다고 하는데 정작 강에 떠 있는 고깃배를 발견하기란 쉽지않다. 그의 배도 나루에 묶여 있는 날이 대부분이다. 영산강이 '황금강'으로 불리던 때가 있었다. 그가 어로를 시작한 1970년대에도 그랬다. 황복, 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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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에 관한 모든것 , 오징어 요리꿀팁 2021. 12. 16. 16:10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를 휩쓸었다. 특히 지난 10월 2일 프랑스 파리에서 문을 연 '오징어게임' 체험관은 임시 운영 기간인 이틀간 엄청난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유튜브에서는 '오징어게임' 체험관을 방문한 이들의 브이로그가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과거 우리나라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오징어 놀이를 모티브로 한 데스게임 콘텐츠이다. 오징어 놀이는 당시 어린이들이 하던 다른 놀이들과 가찬가지로 흙바닥에 선을 그려놓고 하는 놀이의 일종이었는데, 바닥에 그려놓은 선의 모양이 오징어의 형태와 비슷해 오징어 놀이등으로 불렸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전통 놀이와 데스게임을 엮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오징어를 즐겨먹는 우리나라 우리나라는 유독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