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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래동화, 전통놀이문화여행기행 2023. 5. 31. 06:41
구전으로 전래동화 어린아이의 해맑음, 순수함, 천진함을 가장 잘 담아낸 것 중 하나가 동요다. 어린이의 입에서 나오는 구슬같은 노래 소리는 잊고 지낸 어른의 동심을 깨운다. 2010년 MBC 가 폐지되면서 1980~90 년대 열풍을 일으킨 동요의 전성기가 막을 내렸다. 어린이의 동요가 아이돌 스타의 가요로 빠르게 대체되면서 동요가 더는 동심을 대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대중가요의 지나친 확장이 동심을 어지럽히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창작 동요와 달리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전래 동요는 누가 지었는지 처음에 누가 불렀는지 알 수 없지만, 오랜 세월 여러 사람의 지혜와 경험이 녹아 있는 노래가 대부분이다. 어린이는 가사가 단순하지만 즐겁고 신나는 전래 동요를 부르며 우리말을 익히고 학습했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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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마음이 힐링되는 시간 인제 여행문화여행기행 2023. 4. 29. 08:00
“산이 좋아? 바다가 좋아?”라는 물음에 망설임 없이 “바다”라고 답하던 때가 있었다. 아마도 바다는 자주 접하기 어려웠고, 산은 어린 시절 동무들과 오르내리며 놀던 익숙한 곳이기에 일종의 동경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금누군가 같은 질문을 해온다면 “짜장면이냐? 짬뽕이냐?”의 기로에 선 것만큼 선택과 동시에 미련이 남을 듯하다. 더욱이 여름의 길목으로 들어서는 이맘때 숲은 싱그러운 초록빛도, 살아 숨 쉬는 생명도 가장 풍요하고 아름다운 시기다. 수백 미터 고지를 힘겹게 오르는 등산에는 여전히 흥미가 없지만 울창한 숲길을 걷는 즐거움을 알고부터는 바다보다 숲을 찾는 날이 더 많아졌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림으로 이뤄진 축복받은땅이다. 서울만 해도 남산, 북한산, 청계산 등 도심 곳곳에 명산이 여럿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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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을 걸으며문화여행기행 2023. 4. 27. 14:53
태어나고 자라며 익숙한 건 소나무였다. 소풍을 가도 송림이고 동해로 놀이를 가도 솔숲이었다. 나고 자란 곳의 기후 조건탓에 대나무숲은 머릿속에 없었던 셈이다. 하긴, 이 땅의 산 어디를 올라도 소나무가 주인이요 애국가에도 남산 위의 소나무 아닌가. 그러니 소나무숲만 숲인 줄 알았다고 한심하다 여기지는 마시길. 죽녹원.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그 푸른 기운의 빽빽함에 그만 말문이 막혔다. 기가 눌려 말없이 걷는데 제법 드센 바람이 불어오니 숲이 내는 아우성은 실로 가슴을 서늘하게 했다. ‘장대비가 내리고 댓잎이 받는 소리까지 더하면 아예 신비롭지.' 일행의 말에 숲의 아우성을 들으며, 댓잎의 화음을 상상하며 걷는 동안 평소에는 하지 않던 진중한 사념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솔숲에 둘러싸인 절을 찾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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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송추계곡, 장흥계곡문화여행기행 2023. 4. 4. 08:31
구리와 일산을 오가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하는데 평소 원활하던 길이 주말이나 황금연휴를 맞으면 어김없이 막히는 구간이 있다. 송추IC로 빠지는 길, 특히 요즘처럼 날이 좋을 때는 꼬리를 바짝 물고 이어지는 자동차 행렬과 마주치고는 한다. 뭐가 있어 교통 체증을 감수하면서까지 그곳으로 향하는지 궁금하던 차에 ‘보양 여행’이라는 주제를 받아 들고 양주를 떠올렸다.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을 곳, 산수가 맑고 계곡이 깊은 양주가 목적지로 제격이었기에 전체 지형의 3분의 2가 높고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양주는 예부터 새소리,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여름이면 더 푸르러지는 자연과 더불어 서울 동북부와 마주하고 있고, 경기 북부의 중심 도시로 6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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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팔당호 왈츠와닥터만 박물관, 모란미술관을 방문하다문화여행기행 2023. 4. 1. 08:13
팔당호에서 북한강을 따라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마음을 가다듬은 뒤에는 즐거운 볼거리가 가득한 곳으로 향할 차례. 붉은 벽돌의 성이 이채로운 매력을 자아내는 커피 박물관 ‘왈츠와닥터만’부터 들렀다. 이곳은 세계 전역의 커피를 소개하는 커피 박물관으로, 세계 각국의 품종별 생두를 만나고, 커피나무의 생장 과정, 시음, 커피 제조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박물관은 제1관부터 5관까지 구성돼 있다. 제1관에서는 동서양 커피역사와 흐름, 커피 재배 조건을, 제2관에서는 커피 유통의 전과정 및 수출입량, 커피 생두의 제조 과정 등을, 제3관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커피 관련 유물을 확인할 수 있다. 제4관 미디어 자료실에는 세계 각국의 커피잔 컬렉션 전시와 직접 추출한 커피를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이, 제5관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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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생가, 남양주문화여행기행 2023. 3. 30. 07:04
정약용의 숨결이 스며든 도시 녹음 속에서 폴폴 풍기는 나무 냄새를 맡으며, 탁 트인 강가를 바라보고 싶은 마음에 먼저 다산생태공원을 찾았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도 첫 숨을 들이켠 순간 사뭇 다른 맑은 공기가 가슴속 깊이 스며든다. 요즘처럼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을 때 실로 오랜만에 맡는 맑은 공기인지라 더없이 소중하다. 코끝에 전해지는 흙내음과 지저귀는 새소리까지 어우러져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서울 인근에 이렇게 맑고 풍성한 자연의 기운을 품은 곳이 있다니. 첫 행선지부터 감탄사를 연발하며 발길을 이어갔다. 남양주는 다산 정약용의 생가가있어 정약용의 도시라는 별칭이 있는데, 그를 기리는 장소가 남양주 내에 다양하게 자리해 있다. 다산생태공원도 그중 하나로, 정약용 선생의 생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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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를 넘어 천년의 증거를 기대하며연구보고서 2023. 3. 28. 08:45
경북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그리 배웠고, 그 뒤로도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 시대 목조 건축물이었다. 10여 년 전 안동 봉정사 극락전이 그보다 오래된 것으로 알려지기는 했지만. 어쨌 거나, 어린 눈에도 무량수전이 좋아 보였는데 그래도 시내 한복판에 버티고 선, 돌을 다듬어 지은 교회 건물이 훨 씬 멋져 보였다(그때는 어렸고, 지금은 절대 아니다). 초등학교 수학여행을 서울로 갔는데 옛 궁궐을 보게 되자 고향 교회는 단박에 시시해졌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 장 높다는 삼일빌딩을 보느라 뒤로 자빠지도록 고개를 젖힌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남산으로 가는 길에 명동성 당을 보고는 정말 두 눈이 휘둥그레져 한동안 넋이 빠졌다. 어린 눈에도 세상 어떤 건물과도 비견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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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행 섬진강, 하동, 화개장터, 쌍개사문화여행기행 2023. 3. 25. 08:33
경남 하동은 처음 가본다. 벚꽃 하면 진해가 먼저 떠오르고, 매화 하면 광양이 앞서 생각나는 교과서형 여행자다. 그런데 전라와 경상 경계에 자리한 하동은 벚꽃과 매화를 동시에 눈에 담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자 지리산을 품은 절경으로 명성이 자자해 마음이 절로 동했다. 섬진강을 곁에 두고 위로는 ‘십리벚꽃길’의 은은한 분홍빛 향연이 펼쳐지고, 곳곳의 마을과 산기슭에는 향 짙은 매화가 피어 뭉글뭉글 어여쁜 꽃구름을 만든다는 곳이라니. 아랫녘에 당도한 봄을 맞으러 하동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출발해 휴게소 한 번 들르고 달리기를 4시간여. 산과 들이 다정하게 이어지더니 차가 햇살 아래 보석처럼 빛나는 섬진강을 끼고 달린다. 소란스러운 도시에서 벗어나 봄기운 여문 길을 달려서인지 하동은 생각보다 가깝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