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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송추계곡, 장흥계곡문화여행기행 2023. 4. 4. 08:31
구리와 일산을 오가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하는데 평소 원활하던 길이 주말이나 황금연휴를 맞으면 어김없이 막히는 구간이 있다. 송추IC로 빠지는 길, 특히 요즘처럼 날이 좋을 때는 꼬리를 바짝 물고 이어지는 자동차 행렬과 마주치고는 한다. 뭐가 있어 교통 체증을 감수하면서까지 그곳으로 향하는지 궁금하던 차에 ‘보양 여행’이라는 주제를 받아 들고 양주를 떠올렸다.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을 곳, 산수가 맑고 계곡이 깊은 양주가 목적지로 제격이었기에 전체 지형의 3분의 2가 높고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양주는 예부터 새소리,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여름이면 더 푸르러지는 자연과 더불어 서울 동북부와 마주하고 있고, 경기 북부의 중심 도시로 6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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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팔당호 왈츠와닥터만 박물관, 모란미술관을 방문하다문화여행기행 2023. 4. 1. 08:13
팔당호에서 북한강을 따라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마음을 가다듬은 뒤에는 즐거운 볼거리가 가득한 곳으로 향할 차례. 붉은 벽돌의 성이 이채로운 매력을 자아내는 커피 박물관 ‘왈츠와닥터만’부터 들렀다. 이곳은 세계 전역의 커피를 소개하는 커피 박물관으로, 세계 각국의 품종별 생두를 만나고, 커피나무의 생장 과정, 시음, 커피 제조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박물관은 제1관부터 5관까지 구성돼 있다. 제1관에서는 동서양 커피역사와 흐름, 커피 재배 조건을, 제2관에서는 커피 유통의 전과정 및 수출입량, 커피 생두의 제조 과정 등을, 제3관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커피 관련 유물을 확인할 수 있다. 제4관 미디어 자료실에는 세계 각국의 커피잔 컬렉션 전시와 직접 추출한 커피를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이, 제5관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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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생가, 남양주문화여행기행 2023. 3. 30. 07:04
정약용의 숨결이 스며든 도시 녹음 속에서 폴폴 풍기는 나무 냄새를 맡으며, 탁 트인 강가를 바라보고 싶은 마음에 먼저 다산생태공원을 찾았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도 첫 숨을 들이켠 순간 사뭇 다른 맑은 공기가 가슴속 깊이 스며든다. 요즘처럼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을 때 실로 오랜만에 맡는 맑은 공기인지라 더없이 소중하다. 코끝에 전해지는 흙내음과 지저귀는 새소리까지 어우러져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서울 인근에 이렇게 맑고 풍성한 자연의 기운을 품은 곳이 있다니. 첫 행선지부터 감탄사를 연발하며 발길을 이어갔다. 남양주는 다산 정약용의 생가가있어 정약용의 도시라는 별칭이 있는데, 그를 기리는 장소가 남양주 내에 다양하게 자리해 있다. 다산생태공원도 그중 하나로, 정약용 선생의 생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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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를 넘어 천년의 증거를 기대하며연구보고서 2023. 3. 28. 08:45
경북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그리 배웠고, 그 뒤로도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 시대 목조 건축물이었다. 10여 년 전 안동 봉정사 극락전이 그보다 오래된 것으로 알려지기는 했지만. 어쨌 거나, 어린 눈에도 무량수전이 좋아 보였는데 그래도 시내 한복판에 버티고 선, 돌을 다듬어 지은 교회 건물이 훨 씬 멋져 보였다(그때는 어렸고, 지금은 절대 아니다). 초등학교 수학여행을 서울로 갔는데 옛 궁궐을 보게 되자 고향 교회는 단박에 시시해졌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 장 높다는 삼일빌딩을 보느라 뒤로 자빠지도록 고개를 젖힌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남산으로 가는 길에 명동성 당을 보고는 정말 두 눈이 휘둥그레져 한동안 넋이 빠졌다. 어린 눈에도 세상 어떤 건물과도 비견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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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행 섬진강, 하동, 화개장터, 쌍개사문화여행기행 2023. 3. 25. 08:33
경남 하동은 처음 가본다. 벚꽃 하면 진해가 먼저 떠오르고, 매화 하면 광양이 앞서 생각나는 교과서형 여행자다. 그런데 전라와 경상 경계에 자리한 하동은 벚꽃과 매화를 동시에 눈에 담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자 지리산을 품은 절경으로 명성이 자자해 마음이 절로 동했다. 섬진강을 곁에 두고 위로는 ‘십리벚꽃길’의 은은한 분홍빛 향연이 펼쳐지고, 곳곳의 마을과 산기슭에는 향 짙은 매화가 피어 뭉글뭉글 어여쁜 꽃구름을 만든다는 곳이라니. 아랫녘에 당도한 봄을 맞으러 하동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출발해 휴게소 한 번 들르고 달리기를 4시간여. 산과 들이 다정하게 이어지더니 차가 햇살 아래 보석처럼 빛나는 섬진강을 끼고 달린다. 소란스러운 도시에서 벗어나 봄기운 여문 길을 달려서인지 하동은 생각보다 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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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여행, 남원의 봄으로 떠나보자, 광한루, 남원국악전시관문화여행기행 2023. 3. 23. 07:24
자연이 주는 선물 문득 어린 시절 맛본 남원산 고로쇠 물이 생각났다. 고로쇠 물을 마시면 뼈가 튼튼해진다는 어머니 말씀에 의심 반, 호기심반 마음으로 물을 한 사발 들이켰다. 약간 달큼하면서 밍밍한 맛에 썩 반기지는 않았어도 곧잘 받아 마신 기억이 난다. 요즘 은 챙겨주는 이 따로 없어 고로쇠 물을 맛본 지 꽤 오랜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맘때였다. 봄기운이 돌지만 차가운 기운이 다 가시지 않은 무렵, 더운 곳에 오래 두고 마시면 상한다고 해서 ‘물도 상하는구나’ 생각했다. 검색해보니 2월부터 이미 고로쇠 나무 수액 채취가 시작됐다고 해서 의심 없이 남원으로 향했다. 물 맑기로 유명한 지리산 뱀사골 계곡 인근에서 나는 고로쇠 물이 워낙 질 좋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뱀사골 계곡을 끼고 가다 보면 판매장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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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증평 여행, 김소월 시인을 찾아서, 경암문학예술기념관문화여행기행 2023. 3. 19. 09:00
진달래꽃 너머 김소월 시인을 찾아서 증평에 시인 김소월을 기념하는 문학관이 문을 열었다고 했을 때, 그리고 그것이 한반도 남쪽에 지은 최초의 ‘김소월의 문학 관’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증평이 충청의 남쪽이었나, 북쪽이었나?’ 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 든 생각은 ‘어 라? 우리나라에 김소월의 문학관이 없었나?’ 하는 것이었다. 처 음의 생각은 청주와 오산까지는 자주 들어 알면서도 그 인근에 자리한 증평군까지는 미처 살피지 못한 탓이었고, 두 번째 생각 은 그의 시 ‘진달래꽃’을 당연히 아는 것처럼 단지 지금까지 찾 아가지 않았을 뿐 그를 기념하는 곳이 이 땅 어딘가에 당연히 있을 거라고 여긴 탓이었다. 주말 내내 오락가락하던 비가 그치고 난 뒤 도착한 증평은 청 명한 가을 하늘을 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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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문학관, 김용택시인 섬진강 학교문화여행기행 2023. 3. 18. 09:00
기형도 문학관 기형도 시인이 어릴 적부터 살아온 경기도 광명시에 2017년 11 월 기형도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상설 전시실은 어릴 때부터 죽 기 전까지 세상에 남긴 시인의 흔적을 되짚어볼 수 있는 공간 이다. 70여 명 되는 반에서도 1등을 줄곧 놓치지 않던 학급 성 적표부터 1983년 받은 연세문화상 윤동주문학상 당선 상패와 시, 산문, 소설에 이르는 여러 육필 원고도 볼 수 있다. 시를 입 체적 영상으로 표현한 안개의 강이라는 공간은 시인이 썼던 시 ‘안개’의 “아침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는 부분을 떠올리게 한다. 기형도문학관은 누구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문학창작교실 기형도시인학교에서는 11 월 3일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좋은 시를 읽고, 곁에 머무는..